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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 보는 순서 정리 / 처음 보는 사람과 팬 모두를 위한 가이드

alwaysnewday 2025. 10. 2. 09:55

요즘 에반게리온 전시회 소식을 접하면서, 오래전에 처음 봤던 애니메이션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사실 저는 오리지널 TV판만 보았었는데,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다시 찾아보니 그 사이에 극장판도 여러 편 나왔더군요.

 

어떤 순서로 봐야 좋을지 막막해져서, 이번 기회에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에반게리온은 단순히 한 번 보고 끝내는 작품이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또다시 떠오르는 특별한 애니메이션이니까요.

 


에반게리온 보는 순서 간단 정리

에반게리온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라면 보통 다음과 같은 순서를 추천합니다.

 

  1. 신세기 에반게리온 (1995 TV판, 26화)
  2.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1997 극장판)
  3.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시리즈 (2007~2021)
    • 서 → 파 → Q →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

에반게리온 보는 순서 정리 / 처음 보는 사람과 팬 모두를 위한 가이드

 

이 정도만 따라가도 작품 전체의 큰 흐름을 이해할 수 있고, 오리지널과 리빌드(재해석)의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순서를 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혼란스러움 속에서 매혹되는 세계관

에반게리온을 처음 보면 당황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종교적 상징이 난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들이 쏟아지고, 갑작스럽게 분위기가 뒤집히는 순간도 많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혼란이 싫지 않습니다.

 

에반게리온 보는 순서 정리 / 처음 보는 사람과 팬 모두를 위한 가이드

 

오히려 알 수 없는 수수께끼가 매혹처럼 다가와서, 스스로 해석하며 빠져들게 만듭니다. 단순히 ‘로봇과 괴물의 전투’라는 틀로 설명되지 않는 세계가 펼쳐지는 거죠.

 


인물의 불안과 성장, 그리고 나 자신

신지, 아스카, 레이. 이 세 인물은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라, 우리 마음속 불안과 상처를 그대로 드러내는 존재 같습니다.

 

신지는 늘 도망치고 싶어 하지만 결국 기체에 올라야만 하고, 아스카는 강한 척하지만 내면은 끊임없는 비교와 열등감에 시달리죠. 레이는 더 복잡한 정체성을 안고 살아갑니다.

 

에반게리온 보는 순서 정리 / 처음 보는 사람과 팬 모두를 위한 가이드

 

그들의 심리 묘사를 보다 보면, 어느새 나 자신과 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나는 지금 어디쯤 서 있을까?”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힘. 이것이 에반게리온의 진짜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대를 반영한 상징성과 해석의 다양성

90년대 TV판이 방영되던 시기는 일본 사회가 버블 붕괴 이후의 불안과 상실을 겪던 시기였습니다. 그 시대적 공기가 작품 곳곳에 스며 있습니다. 단순히 SF 애니가 아니라, 사회와 인간 심리를 반영한 거대한 은유처럼 느껴지죠.

 

이후 극장판과 신극장판 시리즈는 이런 주제를 다른 방식으로 변주합니다. 어떤 건 더 실험적이고, 어떤 건 더 대중적이면서도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죠.

 

에반게리온 보는 순서 정리 / 처음 보는 사람과 팬 모두를 위한 가이드

 

그래서 에반게리온은 ‘한 번 보면 끝나는 작품’이 아니라, 시대와 보는 사람의 나이에 따라 새로운 의미를 계속 발견하게 되는 작품입니다.

 


다시 보는 이유, 다시 느끼는 감정

결국 제가 에반게리온을 여러 번 보게 되는 이유는, 그 안에 정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다 설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보고 싶어지고, 다른 시선으로 다시 해석해보고 싶어집니다.

 

누군가에겐 답답한 작품일 수 있지만, 저에겐 오히려 그 모호함이 여운을 줍니다. 극장판이 나올 때마다, 아니 특별한 이유 없이도 문득 다시 보고 싶어지는 건, 아마도 제 안에서 여전히 대답하지 못한 질문들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겁니다.

 

에반게리온 보는 순서 정리 / 처음 보는 사람과 팬 모두를 위한 가이드

 

에반게리온은 ‘어떤 순서로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서 시작하지만, 결국엔 ‘나는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정주행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또 어떤 감정과 생각을 남겨줄지, 조금 설레는 마음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