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에반게리온 전시회 소식을 접하면서, 오래전에 처음 봤던 애니메이션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사실 저는 오리지널 TV판만 보았었는데,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다시 찾아보니 그 사이에 극장판도 여러 편 나왔더군요.
어떤 순서로 봐야 좋을지 막막해져서, 이번 기회에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에반게리온은 단순히 한 번 보고 끝내는 작품이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또다시 떠오르는 특별한 애니메이션이니까요.
에반게리온 보는 순서 간단 정리
에반게리온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라면 보통 다음과 같은 순서를 추천합니다.
- 신세기 에반게리온 (1995 TV판, 26화)
-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1997 극장판)
-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시리즈 (2007~2021)
- 서 → 파 → Q →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

이 정도만 따라가도 작품 전체의 큰 흐름을 이해할 수 있고, 오리지널과 리빌드(재해석)의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순서를 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혼란스러움 속에서 매혹되는 세계관
에반게리온을 처음 보면 당황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종교적 상징이 난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들이 쏟아지고, 갑작스럽게 분위기가 뒤집히는 순간도 많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혼란이 싫지 않습니다.

오히려 알 수 없는 수수께끼가 매혹처럼 다가와서, 스스로 해석하며 빠져들게 만듭니다. 단순히 ‘로봇과 괴물의 전투’라는 틀로 설명되지 않는 세계가 펼쳐지는 거죠.
인물의 불안과 성장, 그리고 나 자신
신지, 아스카, 레이. 이 세 인물은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라, 우리 마음속 불안과 상처를 그대로 드러내는 존재 같습니다.
신지는 늘 도망치고 싶어 하지만 결국 기체에 올라야만 하고, 아스카는 강한 척하지만 내면은 끊임없는 비교와 열등감에 시달리죠. 레이는 더 복잡한 정체성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들의 심리 묘사를 보다 보면, 어느새 나 자신과 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나는 지금 어디쯤 서 있을까?”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힘. 이것이 에반게리온의 진짜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대를 반영한 상징성과 해석의 다양성
90년대 TV판이 방영되던 시기는 일본 사회가 버블 붕괴 이후의 불안과 상실을 겪던 시기였습니다. 그 시대적 공기가 작품 곳곳에 스며 있습니다. 단순히 SF 애니가 아니라, 사회와 인간 심리를 반영한 거대한 은유처럼 느껴지죠.
이후 극장판과 신극장판 시리즈는 이런 주제를 다른 방식으로 변주합니다. 어떤 건 더 실험적이고, 어떤 건 더 대중적이면서도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죠.

그래서 에반게리온은 ‘한 번 보면 끝나는 작품’이 아니라, 시대와 보는 사람의 나이에 따라 새로운 의미를 계속 발견하게 되는 작품입니다.
다시 보는 이유, 다시 느끼는 감정
결국 제가 에반게리온을 여러 번 보게 되는 이유는, 그 안에 정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다 설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보고 싶어지고, 다른 시선으로 다시 해석해보고 싶어집니다.
누군가에겐 답답한 작품일 수 있지만, 저에겐 오히려 그 모호함이 여운을 줍니다. 극장판이 나올 때마다, 아니 특별한 이유 없이도 문득 다시 보고 싶어지는 건, 아마도 제 안에서 여전히 대답하지 못한 질문들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겁니다.

에반게리온은 ‘어떤 순서로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서 시작하지만, 결국엔 ‘나는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정주행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또 어떤 감정과 생각을 남겨줄지, 조금 설레는 마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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