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년 세대를 두고 “성인이 되었는데도 아직 아이 같다”는 평가가 자연스럽게 오간다. 결정이 느리고, 책임을 미루는 것처럼 보이며, 독립과 장기 계획에 소극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 인식은 청년 개인의 태도 문제라기보다 사회가 요구하는 성숙의 기준과, 실제로 성숙해질 수 있는 조건 사이의 괴리에서 발생한다.
지금의 청년들은 성숙을 거부하는 세대가 아니라, 성숙을 증명할 무대를 잃어버린 세대에 가깝다.
실패의 비용이 지나치게 커진 시대
지금 사회는 실패를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한 번의 이직 실패, 한 번의 사업 실패, 한 번의 선택 미스가 장기적인 소득 격차와 경력 단절로 이어진다.

과거에는 “젊을 때의 실패”가 경험으로 인정받았지만, 지금은 회복 비용이 너무 크다. 이런 환경에서 청년들이 신중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미성숙함이 아니라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합리적 판단이다.
성인이 되는 경로 자체가 사라졌다
과거에는 비교적 명확한 인생 경로가 존재했다. 졸업 후 취업, 일정 시점의 결혼, 그리고 독립이라는 흐름을 밟으며 사회적 역할을 수행했다.
이 과정은 불완전해도 ‘어른으로 인정받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어졌고, 첫 직장은 단기 계약이나 불안정한 형태가 많다.

월세와 전세 비용은 급등해 독립은 선택이 아니라 부담이 되었다. 성인이 되었음에도 사회적 책임을 수행할 발판 자체가 약해진 것이다.
부모 보호의 장기화와 결정 유예
부모 세대 역시 경제 불안과 경쟁을 경험했기에 자녀가 같은 위험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 그 결과 경제적 지원과 정서적 보호가 성인 이후까지 이어진다.
청년들은 안정감을 얻는 대신,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경험을 뒤로 미루게 된다. 완벽히 준비된 후에 움직이려는 태도는 안전하지만, 외부에서는 독립심 부족으로 보이기 쉽다.
세대 비교에서 생기는 오해
기성세대는 준비가 부족해도 사회에 던져졌고,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숙했다. 반면 청년세대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사회에 나서는 순간,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훨씬 크다.
같은 ‘성숙’이라는 잣대를 적용하지만, 성장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 간과되며 세대 갈등이 심화된다.
디지털 문화가 만든 표현 방식의 차이

SNS와 온라인 문화는 감정을 즉각적으로 표현하고, 가벼운 언어와 밈으로 소통하는 방식을 일상화했다. 이는 소통 효율을 높이지만, 기성세대에게는 진지함이 부족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내면의 미성숙이 아니라 표현 양식의 변화에 가깝다.
결론: 아이같음이 아니라 ‘지연된 성숙’
요즘 청년들이 아이같이 느껴지는 이유는 개인의 책임 회피가 아니다. 실패를 실험해볼 수 없는 사회, 성숙을 증명할 기회가 줄어든 구조가 만들어낸 결과다.
이들은 늦게 자라는 것이 아니라, 더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최대한 조심스럽게 어른이 되고 있다. 청년을 평가하기보다, 다시 도전하고 회복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지금 사회가 먼저 고민해야 할 과제다.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AI가 무너뜨리는 것은 노동이 아니라 기업이 존재할 이유다 (0) | 2025.12.30 |
|---|---|
| 유튜브 사기 광고의 위험성과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대응법 (0) | 2025.12.29 |
| 잘못된 금융지식의 위험, 돈만 버는 방법들에 대한 유혹 (0) | 2025.12.24 |
| 로비는 긍정적인가, 그리고 어떻게 무력화할 수 있을까 (0) | 2025.12.23 |
| 달러 환율 1500원 돌파 시 한국 경제에 벌어지는 일들 (0) | 2025.12.21 |
| 지방 소멸은 왜 이렇게 해결하기 어려운가, 그리고 앞으로의 선택 [2부] (0) | 2025.12.19 |
| 한국의 지역 불균형과 지방 소멸, 왜 여기까지 왔는가 [1부] (1) | 2025.12.18 |
| 현금 흐름의 중요성과 이를 저해하는 경제 문제 (0) | 2025.12.17 |